경인방송 라디오

제목: 어머니 손 잡고 병원까지, 내가 운전해서 도달한 첫 번째 믿음 ? 장롱면허운전연수 체험기 서론: 늦은 후회, 그러나 늦지 않은 도전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하던 어머니가 이제는 매주 병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나는 생각보다 더 무기력했다. 병원까지는 대중교통으로 1시간 반, 택시비는 오갈 때마다 4만 원 가까이. 어머니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한여름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먹먹했다. 그때 내가 가진 유일한 자원은 9년 전 취득한 운전면허증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로 핸들을 잡아본 적도 없고, 주차조차 해본 기억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운전할 이유가 생겼다. 그래서, 시작했다. 장롱면허운전연수를. 본론: 어머니 통원 루트 기준의 연수 설계 ? 한 걸음씩 신뢰를 세우다 첫째 날은 실제 병원까지 경로와 동일한 도로 흐름을 익히는 루틴. 강사님께 출발지-목적지 정보를 전달하자, 바로 해당 구간을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해주셨다. 초반에는 내비게이션만 따라가는 시뮬레이션이었지만, 이후는 실제 교차로, 정체 구간, 이중 주차 도로, 불법유턴 차량이 많은 곳까지 전부 실제 시간대 기준으로 훈련했다.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경로 기반 경험 복원’이라는 걸 실감했다. 둘째 날은 병원 주차장 진입 및 정차 루틴 반복. 특히 어머니가 하차할 때 기준으로 차량 문을 어디에 대야 하는지, 휠체어 구간과 엘리베이터 진입점 위치를 고려한 정차 훈련을 반복했다. 강사님은 “이건 기술보다 배려”라고 말하며, 수동 개폐 도어가 열릴 만큼 거리 확보, 후진 위치 조정 등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접근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이날은 어머니를 실제로 태우고 마지막 구간을 시도해봤는데, 조수석에서 "어디서 이렇게 배웠냐"며 놀라는 표정을 보인 게 아직도 기억난다. 셋째 날은 비 오는 날 대비 우천 주행 루틴과 병원 근처 복잡한 사거리 집중 연습. 어머니가 평소 통원하는 병원은 대형 상가 밀집 지역과 붙어있어, 우회전 진입과 불규칙 차선 변경이 잦은 곳이었다. 강사님은 해당 구간을 실제 시간대에 맞춰 차량이 밀릴 때 연습하도록 조율했고, 주차장 진입 시 주행 거리 감각과 미끄럼 대비 제동 연습을 반복해주셨다. 이날 마지막 훈련이 끝나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제 어머니를 모시고 갈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결론: 장롱에서 꺼낸 건 단순한 면허가 아니라, 가족에 대한 책임이었다 지금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춰 내가 운전한다. 어머니는 처음엔 “괜히 너만 고생이다”라고 하셨지만, 이제는 조수석에서 라디오 채널을 바꾸시며 미세하게 웃으신다. 그 모습이, 내가 장롱면허운전연수를 결심한 보상이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이유로 운전을 다시 해야 할 순간을 맞는다.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와 함께, 또는 나 스스로를 믿기 위해. 그럴 때, 실제 목적 기반 맞춤형 연수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병원까지 함께 도달한 오늘이, 나에겐 어떤 자격증보다 의미 있는 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