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테라피 김진이 입니다
진행 : 김진이 PD : 양혜진
울산 방문 자차운전연수 10시간 드라이브, 내돈내산 리얼 후기!
- Jeanne C. Giusti
- 댓글 : 0
- 조회 : 42
- 작성일 : 06-02
도심 교차로 한가운데에서 멈춰버린
나, 장롱면허운전연수가 다시 달리게
했다 신호등이 무섭던 나날들서울, 강
남, 홍대, 종로.이름만 들어도 복잡
함이 떠오르는 도심의 심장부들.그곳에
선 매일 수십만 대의 차량이 오가고,
길은 사람과 차로 가득 찬다.신호는
복잡하고, 좌회전은 정해진 구간만
가능하며,유턴을 하려면 한참 돌아가야
하고, 어디서든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나는 그런 도심을 단 한 번
도 내 손으로 운전해본 적이 없었다.
면허는 9년 전, 대학 졸업 직후에
땄다.그때까지만 해도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직장생활, 야근, 몸과 마음의
여유 없음,그리고 무엇보다도 운전은
나랑 안 맞아라는 자기 암시.그게
나를 장롱면허로 만들어 버렸다.하지만
몇 달 전, 갑작스러운 업무 배치
전환으로 인해내가 담당하게 된 팀은
서울 시내 고객사 방문이 잦은 부서였
다.지하철로 이동하기엔 효율이 떨어지
고, 택시는 비용이 부담됐으며,결국
상사가 던진 한 마디가 결정타였다.차
좀 몰 수 있어요?그 순간, 내 심
장이 얼어붙었다.두려움을 인정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그래서 나는
무너진 자존감 대신, 훈련으로 복원하
기로 했다.장롱면허운전연수.그것도 도
심 주행 특화 맞춤 과정으로. 복잡한
시내에서 운전 감각을 되찾기까지의
4일첫날은 오전 10시, 을지로.차량
은 많지 않았지만, 골목길은 여전히
복잡했고신호등 없는 교차로는 우선순위
를 실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훈련 코스였다.강사님은 내게 기본적
인 조작법을 묻는 대신,지금 저 횡단
보도 앞에서 판단하세요. 멈출 건가요
? 진행할 건가요?라는 질문부터 던졌
다.처음엔 판단을 내리는 것조차 부담
이었다.속도계보다 사람 눈치부터 보게
되고,사이드미러보다 뒤차 위치가 신
경 쓰였다.앞을 보세요. 당신이 가야
할 길만 생각하세요.그 조언은 하루
종일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둘째 날
엔 종로.좌회전 구간이 한정적이고,
차선 변경 타이밍이 중요한 지역.강사
님은 3차선 도로에서 연속 좌우 차선
변경을 연습하게 했다.한참을 반복하
자, 내 손은 조심스럽지만 확실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자, 저기 4거리.
버스랑 동시에 진입하지 마세요. 간
격을 유지하면서 늦게 들어가세요.이
말 하나로 사고 날 뻔한 상황에서 빠
져나왔고,그때 깨달았다.운전은 결코
감으로 하는 게 아니란 걸.3일차는
퇴근 시간대 강남역.지옥 그 자체였다
.버스 전용차선, 수많은 신호, 끼어
드는 택시, 갑자기 멈추는 배달 오토
바이.이 모든 혼돈 속에서 나는 단
한 번도 욕을 하지 않고 상황을 통제
하려 노력했다.왜냐하면 이미 강사님과
함께한 수십 번의 주행 연습에서도심
은 예측이 아닌 반응이라는 걸 체득했
기 때문이다.이날은 골목길 주차 연습
도 병행했다.도심의 주차는 공간 확보
보다 회피 능력이 중요했다.좁은 골목
에 진입해 보행자를 기다리고,후진으로
빠져나와야 할 땐 방향 전환의 여지
를 미리 계산하는 습관을 가르쳐주셨다
.마지막 날은 종합 루트 주행이었다.
회사 고객사 중간 정차 편도 4
차선 도로 지하주차장 진입.이 루트
를 혼자서 소화하는 게 최종 미션이었
다.혼자서도 깜빡이, 룸미러, 사이드
미러, 속도계, 시야 모두를 조율하며
주행할 수 있었고,단 한 번도 브레
이크를 급하게 밟는 일이 없었다.그게
진짜 변화였다. 내가 바꾼 건 도로
가 아니라, 도로 위에서의 나다지금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도, 짧은 신호등
사이클도,나의 판단을 흔들지 못한다
.내 손은 이젠 조심스럽게 핸들을 잡
던 손이 아니라도심을 가로지를 수 있
는 운전자의 손이 되었다.장롱면허운전
연수는 단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해
준 게 아니다.도심의 리듬, 변수,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했고,무엇
보다 나는 안 된다는 인식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제 나는
업무 시간, 고객사 방문, 아이 픽업
, 모든 일정을 자차로 해결한다.지하
철을 타지 않아도 되고,누군가에게 이
동을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그 변화는
작은 것 같지만, 내 일상의 밀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도심은 여전히 복
잡하고 시끄럽다.하지만 나는 그 속에
서 방향지시등을 켜고,스스로의 목적지
를 향해, 망설임 없이 나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