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테라피 김진이 입니다
진행 : 김진이 PD : 양혜진
인천 초보운전연수 50시간 방문운전연수 내돈내산 과정후기
- Sarah J. Brink
- 댓글 : 0
- 조회 : 50
- 작성일 : 06-02
신호 없는 교차로 앞, 내가 멈춘 건
차가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신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마주한 장롱면허증
결혼을 하며 서울을 떠나 신도시로 이
사했다.새집, 새로운 마트, 아늑한
공원, 한적한 도로.모든 게 쾌적했지
만,그 안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었다.
차가 있다면.버스는 한 시간 간격,지
하철역까지 걸어 25분.택시는 비싸고
잡히지도 않았다.결국 이삿짐이 풀리
기도 전,나는 무릎 꿇듯 장롱을 열었
다.그 속엔 먼지가 쌓인 면허증이 있
었다.운전을 다시 배워야 한다는 생각
에막막함과 긴장이 동시에 몰려왔다.남
편이 말했다.차는 있으니까, 이제 너
만 배워.그 말을 들었을 때나는 깨달
았다.이제는 도망칠 수 없다는 걸.그
길 위에 내가 서야만 한다는 걸.그
래서 검색했다.장롱면허운전연수,그리고
그 옆에 신도시 도로라는 단어를 덧
붙였다. 도시보다 낯선 신도시, 초
보 운전자의 실전 훈련 4일1일차
맨 처음 맞닥뜨린 건 도로가 너무 조
용하다는 공포연수 첫날,강사님은 새벽
시간에 맞춰 연수를 시작했다.신도시
는 차량이 거의 없었고,도로는 넓고
깔끔했지만그게 더 두려웠다.너무 조용
하면 오히려 더 집중하셔야 해요.신호
등 없는 교차로,회전 교차로,도로 위
에 차는 없어도내 머릿속은 복잡했다.
핸들에 땀이 차고브레이크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강사님은 말없이 내 반응
을 지켜보다가한마디만 했다.지금 괜찮
아요. 불안한 건 당연한 거예요.그날
처음운전이란 건 실수하지 않는 사람
이 아니라실수해도 멈추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것임을 느꼈다.2일차 동네
마트, 초등학교, 아파트 단지 생활
밀착 루트 연습둘째 날은 내가 실제로
가장 많이 다닐 곳 위주로 훈련했다
.마트 앞 진입로,아이들 뛰노는 놀이
터 근처,차가 불쑥 나오는 지하주차장
입구.강사님은 말 그대로 생활 중심
연수를 구성해줬다.특히 강조한 건어
린이 보호구역에서의 브레이크 감각.여
긴 법적으로도 무조건 서야 해요.속도
보다 눈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스티
어링 휠을 쥔 손보다내 눈이 먼저 학
습하는 느낌이었다.주차장은 또 다른
전장이었다.강사님은 멀찍이 떨어져 말
없이 지켜봤다.세 번째 시도 만에나는
주차선을 정확히 맞췄고그 순간 내
입에서 처음으로됐다!는 말이 나왔다.
장롱면허운전연수라는 말이이제는 부담스
럽지 않았다.그건 내게 할 수 있다는
감각의 이름이었다.3일차 남편 없
이 마트 다녀오기, 첫 단독 미션셋째
날은 특별했다.강사님은 오전 시간,
내게 혼자서 마트를 다녀오라는 미션을
줬다.남편은 회사에 있었고나는 아이
를 어린이집에 맡기고처음으로 운전대를
혼자 잡았다.엔진 시동,길 찾기,후
진 주차,장보기,출차,집 앞 지상 주
차.그 모든 과정이불안하면서도어딘가
익숙해지고 있었다.트렁크에 장본 물건
을 싣고 나서차를 닫을 때손에 감기던
손잡이의 감촉이묘하게 자신감으로 남
았다.그날은 처음으로누군가를 위한 운
전이 아니라내 일상을 위한 운전을 해
냈다.4일차 남편 동승, 가족과의
첫 신도시 드라이브마지막 연수는남편이
동승한 상태로신도시 외곽 드라이브였
다.남편은 처음엔 긴장하더니10분쯤
지나자의외로 잘하네?라고 말했다.그
말이 날카롭진 않았지만그 말 속에는놀
람과 인정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도로
옆으로 해가 지고 있었고,나는 정속
주행을 하며창밖 풍경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강사님은 조용히 말
했다.여기서부터는 연수가 아니라운전입
니다.그 순간,나는 정말 운전자가 된
기분이었다. 내 일상에 다시 진입
한 자유, 그 이름은 운전장롱면허운전
연수는단지 기술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
었다.그건 내가멈춰 있던 삶의 리듬을
다시 흐르게 만든 과정이었다.이제 나
는장보러 가는 길,아이 하원 시간,부
모님 모시고 외식 가는 주말에더 이상
대중교통 시간표를 보지 않는다.내가
몰고내가 계획하는 일상.신도시로 이
사하며나는 진짜로 어른이 되었다.그리
고 그 시작은내가 만든 브레이크 위에
서천천히 출발한 그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