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테라피 김진이 입니다
진행 : 김진이 PD : 양혜진
청주운전연수 친절한 강사님과 청원구 #내수읍 #오창읍 #북이면 #우암동
- Geraldine J. Million
- 댓글 : 0
- 조회 : 22
- 작성일 :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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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마트도 멀어진 삶, 다시
시작한 장롱면허운전연수 이야기 걸어
서는 갈 수 없는 동네에서, 차 없는
사람으로 살아본 결과서울 외곽으로
이사 온 지 이제 두 달. 평소엔 조
용하고 공기 맑은 이 동네가 참 마음
에 들었어요. 문제는 생활이 시작되면
서부터였죠. 편의점 하나를 가도 언덕
을 올라야 했고, 마트는 걸어서 왕복
40분.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
택시는 부르면 안 오거나, 와도 승
차거부. 자취할 땐 몰랐어요. 차 없
으면 이렇게까지 불편할 줄은요. 그래
서 꺼냈죠, 장롱 속에 숨겨놨던 면허
증. 따고 8년간 한 번도 운전해보지
않았던 그 종이 한 장이 이제야 빛
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운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식은땀이 났던 저를 위
한, 장롱면허운전연수를 시작했어요.
핸들을 다시 잡기까지, 두려움을 밀
어낸 건 일상이었다첫 수업은 오전 9
시. 강사님은 동네 골목을 잘 아는
분이었고, 수업은 내 차로 진행됐어요
. 운전석에 앉는 것조차 오랜만이라
무릎이 저리더라고요. 시동을 걸고 브
레이크에 발을 얹는데, 그 순간 머릿
속이 하얘졌어요. 여기서부터 다시 시
작하면 됩니다. 강사님의 한마디에 숨
을 들이쉬고 출발했죠. 처음에는 핸들
돌리는 각도부터 헷갈렸어요. 우회전
하면서도 깜빡이를 켰는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였죠.
하지만 반복. 브레이크시선핸들, 이
순서를 몸으로 익히기 시작하면서 감
각이 조금씩 되살아났어요.이튿날은 생
활권 중심의 코스로 진행됐어요. 내가
가장 자주 가야 할 마트, 병원,
카페를 직접 돌면서 생활 운전을 연습
했죠. 특히 마트 진입로는 좁고 일방
통행이라 어려웠는데, 강사님은 도심
운전보다 생활 운전이 훨씬 기술적으로
어려워요라고 말해주셨어요. 그 말이
참 위안이 되더라고요. 마트 주차장
에서 주차 연습을 하는데, 한 번에
못 넣고 다시 뺐다 넣기를 반복했어요
. 그때 강사님이 한 번에 넣는 게
능력 아니라, 뺄 수 있는 게 실력입
니다라고 하시는데, 그 말에 긴장이
확 풀렸어요.셋째 날은 동네 외곽 도
로 주행 연습이었어요. 직선 구간에서
속도 올리고, 좌회전 신호 기다렸다
가 진입하고, 스쿨존은 정속으로 통과
하고 아무리 속도를 맞춰도 옆 차가
바짝 붙으면 식은땀이 났어요. 하지만
강사님은 계속 옆에서 차선은 내 공
간이니까 밀리지 말고 버텨야 해요라고
말해주셨어요. 덕분에 그날은 처음으
로 자신 있게 브레이크 타이밍을 조절
했고, 차선을 유지한 채 도로를 벗어
날 수 있었죠. 저녁 무렵, 혼자 다
시 마트까지 주행하는 연습을 했고,
주차도 혼자 해냈어요. 그 땐 괜히
뿌듯해서 트렁크에 넣은 장보던 봉투를
보며 잘했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어요.마지막 날은 실제 동선 그대
로 마트 장보기 루트를 따라갔어요.
출발해서 도로 진입, 좌회전 두 번,
주차장 입구에서 우회전. 그 전엔
상상도 못 했던 코스였죠. 그런데 이
상하게도 이날은 긴장보다 익숙함이 먼
저였어요. 주변을 스캔하고, 속도를
맞추고, 후진으로 주차하는 동안, 강
사님은 말이 없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 이제는 도로에 나가셔도 되겠어
요라고 말해주시는데, 그 말이 그렇게
믿음직스러울 수가 없었어요. 집은
멀어졌지만, 삶은 가까워졌다연수를
끝낸 지금, 나는 일주일에 세 번은
차를 몰고 마트를 갑니다. 병원도,
우체국도, 카페도 내 시간에 맞춰 갑
니다. 버스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내가 정한 루트
대로 움직여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
순한 기능 습득이 아니었어요. 나는
못 해라는 마음을 할 수 있다로 바꿔
주는 전환의 시간이었어요.운전은 여전
히 어렵고, 주차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감각
이 주는 안정감은 삶을 훨씬 단단하게
만들어줘요. 이사 후 멀어졌던 세상
이, 운전 하나로 다시 가까워졌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내 삶의 반경을
다시 넓혀준 결정적인 계기였어요.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면허만
있는 사람이라면, 말하고 싶어요. 지
금도 늦지 않았어요. 운전은 멀어진
삶을 다시 끌어오는 일이에요. 그리고
, 그 시작은 아주 조용히 시동을 거
는 순간부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