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테라피 김진이 입니다
진행 : 김진이 PD : 양혜진
산성동운전연수
- Imaginavigations
- 댓글 : 0
- 조회 : 17
- 작성일 : 06-04
유모차 대신 운전대를 잡게 된 이유
엄마라는 이름, 이동도 자유롭지
않았다아기를 낳고 나서 세상이 좁아졌
어요. 외출은 항상 시간과 날씨, 짐
의 무게를 계산해야 했고요. 유모차
하나 끌고 버스에 오르는 일조차도 큰
도전이었어요. 근처 마트조차 택시를
타야 할 때도 있었고, 병원은 예약
시간보다 교통 상황이 더 스트레스였
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운전할 수만
있다면, 이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서랍 깊숙한 곳
에 처박혀 있던 면허증을 다시 꺼내
들고, 장롱면허운전연수를 신청했어요.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내 아이와의
외출이 더는 고행이 되지 않길 바라
는 마음이었죠. 기저귀가방 내려놓고
, 운전석에 앉다첫 연수 날, 아기
낮잠 시간에 맞춰 집 앞에서 시작했어
요. 강사님은 제가 육아 중이라는 걸
고려해서, 시간 조율부터 운전 코스
까지 모두 현실에 맞게 조정해 주셨어
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순히 운전을
배우는 게 아니라, 삶의 방식에 맞
춰 운전이라는 도구를 다시 익히는 과
정 같았어요.초반에는 시동 거는 법조
차 긴장됐어요. 아이가 뒤에서 깰까봐
조심조심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출
발했어요. 시내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
엔 백미러로 뒷자석 아기를 확인하며
마치 두 세계를 동시에 지키는 느낌이
들었지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실전
중심이었고, 동네 마트 주차장부터 시
작해 점차 복잡한 교차로, 유치원 인
근 도로까지 하나하나 섭렵했어요. 주
차 연습 때는 유모차 실을 공간까지
계산하며 연습했어요.셋째 날부터는 강
사님이 수동 없이 자동 감각을 익히게
도와주셨어요. 즉, 머리로 계산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상태로
만들어가는 거죠. 아기가 칭얼대는 중
에도 차분히 주차선을 맞추고,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온 오토바이에도 놀라지
않고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게 되었
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저를 두렵게
만들지 않았고, 대신 잘할 수 있다
는 감각을 조금씩 심어줬어요.넷째 날
엔 드디어 혼자서 유치원 코스를 완주
했어요. 익숙한 거리지만, 운전대를
잡은 저는 처음이었어요. 한 손으로
운전하고, 한 손으로 아기 물통을 건
넸던 그 순간, 나는 진짜 엄마가 된
기분이 들었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아이와 나, 둘 다의 시간을 넓혀줬
어요. 예전 같았으면 갈 수 있을까
생각만 하다가 포기했을 마트 세일도
이제는 아이와 함께 다녀올 수 있게
되었어요. 운전은 자유가 아니라 일
상이었다이제는 아기띠가 아닌 카시트를
사용하는 게 자연스러워졌어요. 아기
가 아프면 곧바로 병원에 데려갈 수
있고,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교외로
바람 쐬러 갈 수 있어요. 장롱면허운
전연수 덕분에 내 일상에 운전이 스며
들었고, 불가능했던 많은 순간들이 가
능해졌어요. 지금도 초보 딱지는 있지
만, 운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
이 훨씬 단단해졌어요.아기와 함께한
도전이기에 더 특별했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에게도 놀랐어요. 결국 엄마
는 강하다는 말, 나도 이제야 믿게
됐어요. 나는 할 수 있다는 말, 나
도 운전하며 실감하고 있어요. 장롱면
허운전연수는 내게 단순한 기술이 아니
라,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 첫
걸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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