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 라디오

외곽 병원 진료 위해 선택한 4일 맞춤 연수 도전기운전면허를 딴 지 8 년. 딴 건 맞는데, 운전을 했냐고 묻는다면 거의 안 했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어요. 처음 몇 번 시도는 해봤지만, 좁은 골목에서의 작은 접촉 사고 이후로 차에 타는 일 자체를 기 피하게 되었죠. 시간이 흐르며 나름대 로 생활 패턴은 자리를 잡았고, 대중 교통으로 가능한 것들만 하며 지냈어요 .하지만 얼마 전, 가족 중 한 사람 이 만성질환 진단을 받고 정기적으로 외곽에 있는 전문 병원을 다녀야 했어 요. 문제는 그 병원이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비효율적인 위치였다는 거예요. 갈아타기를 여러 번 해야 하고, 이 동 시간만 왕복 3시간이 넘었어요. 매번 병원 갈 때마다 진이 빠졌고, 결국 결심하게 되었어요. 이젠 운전을 다시 해야겠다고요. 그래서 장롱면허 운전연수를 받기로 했어요.우선 가장 먼저 고민한 건 어디서 연수를 받을 것인가였어요. 단순한 시내 연수보단, 제가 자주 갈 외곽 병원까지 실제 주행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 요. 게다가 방문형이어야만 했고요. 연수 차량도 필요했고, 일정도 유연하 게 조정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죠.후 기를 참고하면서 몇 군데 업체에 전화 를 돌렸고, 가장 조건이 잘 맞는 곳 에 상담을 요청했어요. 연수 비용은 연수차량 기준 10시간에 32만 원. 보험료와 유류비 포함이었고, 강사님 지정도 가능했어요. 저는 상담 중에 실제 병원 근처 교통환경에 익숙한 분인지 확인한 뒤, 교육 경험이 풍부 한 분으로 배정받았어요.1일차 기본 기 복습부터 출발첫날은 제일 긴장됐어 요. 차량에 타는 것조차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손에 땀이 날 정도였거든요. 강사님은 천천히 앉는 자세부터 시트 조정, 사이드미러 맞추는 법, 기어 조작 등을 차근차근 짚어주셨어요. 처음엔 엑셀과 브레이크 조작도 서툴렀 지만, 몇 번 반복하니 감이 조금씩 살아났어요.무엇보다 유용했던 건 내비 게이션과의 병행 연습이었어요. 눈은 도로에, 귀는 소리에 두세요라는 강사 님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내비를 자꾸 눈으로 보던 제 습관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2일차 실제 병원까지 주행 시도둘째 날은 본격적인 도로 주행을 병행했어요. 연습 코스를 실제 병원 경로로 설정해 서, 제가 가장 자주 가야 할 길을 함께 달려보았어요. 도심을 지나 외곽 으로 나가는 길, 그리고 병원 앞 복 잡한 왕복 6차선 진입구간까지 모두 실전처럼 진행됐어요.가장 어려웠던 건 빠른 차량 흐름에 맞춰 합류하는 시 점과, 복잡한 교차로에서 진입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는 일이었어요. 강사님 은 너무 망설이면 더 위험해요, 보고 바로 결정하는 연습이 필요해요라고 하셨고, 시야 넓히는 연습도 병행했죠 .돌아오는 길에는 제가 스티어링을 훨 씬 자연스럽게 돌리는 걸 보시고 감각 많이 올라오셨어요라는 칭찬도 들었고 요.3일차 교차로와 차선 변경 집중 훈련셋째 날엔 차선 변경과 진입로 공략을 집중적으로 연습했어요. 병원 근처에는 일방통행 구간, 무단횡단이 잦은 교차로, 교차 진입이 많은 시장 앞길이 몰려 있어요. 특히 도로 폭 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차량 밀집도가 높아 실수가 나오기 쉬운 곳이었죠.강 사님은 이 구간에서는 좌측보다 우측을 먼저 보고 들어가세요라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셨어요. 타이밍에 대한 감각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한결 부드 럽게 주행할 수 있었고, 속도 조절도 자연스러워졌어요. 차선 변경 시 방 향지시등 타이밍까지 신경 쓰며 운전하 게 되었죠.4일차 주차 집중 훈련과 전체 루트 복습마지막 날엔 가장 필 요했던 병원 주차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차 형태를 익혔어요. 병원에는 지 하주차장과 좁은 노상 주차 구간이 모 두 존재했는데, 특히 평행주차와 사선 주차가 문제였어요.강사님은 미러 포인 트 기준선부터 핸들 돌리는 타이밍까지 공식을 하나씩 짚어주셨어요. 반복 연습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 크기 에 대한 감이 생겼고, 주차선을 넘지 않게 후진하는 게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되었어요.그리고 마지막 30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병원 루트를 제가 혼자 운전해보는 실전 테스트였는데, 운전대를 잡은 제 손이 훨씬 단단해졌 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죠.처음엔 장 롱면허운전연수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도 했고, 내가 운전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어요. 하지만 4일간의 경험은 그런 의심을 완전히 지워주었어요.이제는 병원 갈 때마다 어떻게 가지?가 아니라 몇 시에 출 발할까?만 고민하면 되는 사람이 되었 어요.장롱면허운전연수는 저처럼 특정한 목적지, 특정한 동선이 필요한 사람 에게 맞춤형으로 구성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체감했어요. 그 리고 연수과정에서 익힌 건 단지 운전 기술이 아니었어요.길을 읽는 감각, 긴장을 줄이는 방법, 상황을 미리 예 측하고 대응하는 여유 같은 운전의 문 해력이었죠.혹시 지금 나도 다시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시다면, 제 대답은 이거예요.할 수 있어요. 단 , 지금 시작하세요.한 번의 용기가 인생의 많은 갈래길을 가능하게 해줄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