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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상이 만난 사람과 책
MC 엄윤상 PD김국 작가 최지연
이곳의 안녕 - 이병국 시인
  • 경인방송 안병진
  • 댓글 : 0
  • 조회 : 1,775
  • 작성일 : 19-10-21

다시듣기 http://www.podbbang.com/ch/177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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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시인은 1980년 인천 강화에서 출생했다. 2013년 『동아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시인이 자기를 둘러싼 가난을 감지하고 있으며 그것이 오래전부터 놓아 본 적 없는 세계에 대한 감각에서 비롯된 거라면, 현재 인식하는 가난은 현재에 대한 인식이라기보다는 과거로부터 구성된 감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에 드러나는 ‘가난’이라는 태도가 두드러진다면 이것은 현재 자기 자신에 대한 시인의 기획과 판단이 적용된 결과이다.

이병국 시인의 시에서 가난은 “일상”을 저지하는 것이자 “생활”을 겨우 유지하는 것 또는 소소한 한 끼를 챙겨 먹는 데에도 수중의 돈을 헤아려야 하는 “난감”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차원에서 ‘가난’은 생활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제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요컨대 물질 소유의 여부에 따른 가난이다. 그러나 물질에 따른 가난으로 그 중추적 감각을 한정할 수는 없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일상/생활에 대한’ 가난이다.

‘무엇에 대한 결핍’인가 하는 점을 세밀하게 포착할 때 우리는 이병국 시인의 ‘가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변변찮으나마 넉넉하다는 구절(「숨바꼭질」)에서 생략된 주어에 ‘가난’을 넣으면 그야말로 풍족한 것은 가난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가난’을 쉬이 물질적인 것으로만 한정할 수 없는 근거가 된다. 가난을 초래하는 어떤 결핍이 “하루를 잃”는 것으로 “지금”의 상실로 드러나는 것(「기척」)으로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때의 결핍은 하루치의 일상을 상실했다고 여기도록 하는 의지의 상실 또는 의욕의 하락에 차라리 가깝다.

그런데 생활/일상의 결핍, 상실로서의 가난이 그의 시 쓰기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하루치의 삶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어떠한가? 즉 이병국 시인의 만연한 가난에 대한 서정은 삶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된다. 부족의 감각(포괄적인 의미의 ‘가난’)은 삶을 삶다운 것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용기, 힘과 같은 것을 반작용으로 갖는다. 삶에의 의지와 의욕이 상실되었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어떻게든 그것을 덜 잃어 보려 하는 것은, 조금 더 삶이고자 하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이상 선우은실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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