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방송 안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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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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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그린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해외에서 잇따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이번 달 말에는 일본 현지에서의 출판도 앞두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제주 4.3사건 등 내놓는 작품마다 굵직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김금숙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강신일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뉴욕타임즈지 2019 올해의 그래픽노블', '영국 더 가디언의 2019 최고 그래픽 노블',
프랑스 일간지 휴머니티가 선정한 '제1회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그린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지난해 세계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받은 평가입니다.
'풀'은 지금까지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습니다.
2017년 첫 출간 이후 국내 반응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잇따라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금숙 작가]
"해외에서 오히려 인정을 해주면서 다시 한 번 '풀'이 주목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서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작가는 불행한 역사 속에 원치 않는 삶을 살아 온 한 여성의 이야기를 완성도 높게 그려냈습니다.
작품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3년, '작품을 해도 되는지' 자신을 검증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인터뷰 / 김금숙 작가]
"이 작품을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해도 되는가하는 자기 검증이 많이 있었어요. 굳은 결심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는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작품 '풀'은 이번 달 말 일본 현지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현지에서 출판위원회가 꾸려졌고, 출판을 위한 펀딩도 성공적으로 목표를 이뤘습니다.
김 작가는 출판을 기념해 다음달 말 일주일 동안 도쿄, 오사카 등 8곳을 순회하며 작업 과정을 소개하고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최근 김 작가는 한국전쟁이 배경인 박완서 작가의 원작 '나목'을 그래픽노블로 출간했습니다.
100년 전 러시아 한인 이주 2세의 이야기를 그린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도 올해 상반기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지슬', 원폭 피해자를 다룬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발달장애 뮤지션 이야기인 '준이 오빠' 등 내놓는 작품마다 굵직한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인터뷰 / 김금숙 작가]
"많은 역경과 슬픔과 맞서고 삶과 화해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 아름다운을 이야기하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해 5월 인천 강화의 매력에 빠져 아예 터를 잡은 김 작가는 앞으로 점점 어려운 작업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다만 자신의 작품과 자신처럼 어렵게 작업하는 그래픽 노블이 출간되면 쉽게 펼치고 한 번 더 읽어달라고 독자들에게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