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 라디오

안녕하세요. 잊혀진 히트곡, 명곡들을 기억 속에서  발굴해서 신청드리는 Songbird입니다.

먼저, 7주년 방송 잘 들었습니다. 저는 들은지 얼마 안되었지만 벌써 7년이 되었군요. 축하말씀  드리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유니크한 방송인 만큼 더욱더 오래오래 함께 해주시길 바래봅니다.

(오늘 글이 좀 깁니다. 줄이려고 하다가… 하고 싶은 말은 다하자 싶어서 그냥 다 쓰다보니 최고로 긴 글이 나와 버렸네요.^^;)

오늘의 신청곡은 이 곡입니다.

Kasey Cisyk - You Light Up My Life

맞습니다. 잘 아시는 데비분의 그 곡 맞습니다. 동명 타이틀의 영화 주제가로 아카데미 주제가상도 받은 곡이죠. 근데, 데비분이 이 곡의 오리지날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나요?. 지금 신청드리는 이 분이 그 영화의 주제가를 부른 분이면서 이 곡의 오리지날 입니다. 제가 이 사실을 알게된 작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읽기 귀찮으시면 제 에피소드 부분은 그냥 건너 뛰어 주세요…)

>> 에피소드 시작

80년대 초 팝음악을 듣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입니다.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영화 음악을 모아둔 편집 음반을 발견했어요. 거기에 그 유명한 이 노래가 있더군요. 좋아 하던 노래인데, 제가 가지고 있지는 않은 곡이라서 빌려서 내 테입에 녹음을 했죠. 그리고는 그 테입을 자주 들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라디오에서 자주 틀어주는 데비분의 이 노래가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내가 테입에 가지고 있는 것하고 조금 다르네… 내가 가지고 있는 버전이 더 좋은데... 왜 그 버전으로는 안 들려주냐…” 하면서, 제가 테입으로 가지고 있는 버전도 데비분이 부른 다른 버전의 녹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이후로,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틀어줄 때마다, 혹시나 내가 가지고 있는 버전으로 틀어주나 싶어서 항상 확인을 했었는데, 항상 아니더군요. “이거 뭔가 이상하네…”

이렇게 25년 정도 지난, 이미 인터넷 시대가된  2000년대 후반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했던 그 기억이 떠올라서, 오늘은 마음 먹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쉽게 찾아지더군요… 그렇습니다. 영화에 삽입이 되었던 이 곡의 오리지날은 데비분이 부른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무명가수 Kasey Cisyk 가 부른 것이었죠. 데비 분이 재빠르게 그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세계적으로 히트를 시키게 되었던 거죠… 25년간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왜 25년 동안 아무도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안 해주었는가…

>> 에피소드 끝

사실, 영화에서 원 가수의 크레딧이 없었다네요. 그리고 데비분의 노래가 그렇게 히트하다보니 모두가 저처럼 영화에서도 데비분이 불렀겠거니 생각했었던듯 합니다. 인터넷 시대가 된 이후에야 진실이 밝혀진 셈이죠.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Kasey Cisyk와 영화의 음악감독이자 작곡자인 Joseph Brooks와의 불편한 관계라는 이야기가 있군요. -  https://www.covermesongs.com/2020/02/thats-a-cover-you-light-up-my-life-debby-boone-kasey-cisyk.html) 

어쨌든, 저는 개인적으로 데비분의 버전보다 이 오리지날 버전이 휠씬 좋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버전이라는 점도 있고… 고음에서 목소리가 훨씬 청아하고 기교도 덜 들어갔어요. 아마 주의깊게 듣지 않으셨던 분들은 거의 차이를 못 느끼실수도 있지만... 

여기 Kasey Cisyk의 버전으로 이 노래가 나오는 유튜브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동명 타이틀의 영화에 삽입된 장면이에요. 근데, 여기 영화에 나오는 이 분은  Kasey Cisyk가 아닙니다. Didi Conn이라는 영화배우가 립싱크하는거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FlRFQbFl_kA

사실 이 곡은 배캠에서 2019년에 딱 한번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방송을 들었던게 기억이 나요. 제가 어렵게 알아낸 위의 사실을 간단히 소개하시며 들려주시더군요. 아마도 부지런한 배순탁 작가의 정보에 의한 소개가 아니었을까 추측되네요.

그러나 저러나, 이 오리지날 버전을 음반으로 듣기는 쉽지 않은듯 합니다. 이 영화의 OST가 아니면 거의 없는거 같은데요… 혹시 이 곡을 들려주시기가 쉽지 않으시다면 할수 없이 데비분 버전이라도 들려주세요…

혹시 아세요? 데비분 버전도 여기 한밤에서는 한번도 안나갔어요… 제가 꼼꼼이 찾아봤는데 없더군요.(혹시 싫어하시나…^^) 그러니까, 어떤 버전으로라도 틀어주시면 한밤에서는 첫번째 나가는 곡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