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방송 라디오

하와이 도로 위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 장롱면허운전연수가 먼저였다 자유여 행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던 나날결혼 7 년 차, 오랜만에 아이를 부모님께 맡 기고남편과 단둘이 떠나는 첫 해외 자 유여행.목적지는 하와이.햇살, 바다, 도로, 그리고 렌터카.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렌터카 예약 페이지에서운전 가능자란 항목 앞에 멈춰섰다.남편은 국제면허가 없었고,나는 면허는 있지 만 장롱이었다.10년 전 따두고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진짜 장롱면허. 해외 도로는커녕, 국내 도로도 못 나 가는 내가하와이 고속도로를 운전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그런데 여행 일정 을 보면,렌터카 없이 움직이기엔 불가 능한 구조였다.택시는 비쌌고, 대중교 통은 없었다.그리고 무엇보다도운전 못 하면 자유여행 아닌 거 아냐?라는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그래서 결 심했다.출발 한 달 전, 단기 집중 코스로장롱면허운전연수를 신청했다.목표 는 딱 하나였다.낯선 나라의 도로 위 에서도 당황하지 않도록,감각을 내 몸 에 새기는 것. 한 달 뒤 해외에서 운전하기 위한 4일간의 몰입 연수 1 일차 왼쪽 미러부터 낯설다연수 첫날, 나는 단순한 조작도 어색했다.주차장 안에서 기어 변속만 하는데도머리가 하얘졌다.강사님은 나의 목적을 듣고훈 련 코스를 완전히 다르게 짜주었다.해 외 운전 특화 코스로 진행하죠.실전만 집중합니다. 고속도로, U턴, 도심 우회전, 주차까지당황하지 않도록 반 복적으로요.그리고 이어진 첫 연습우측 통행 대비 미러 시야 맞추기.하와이 는 한국과 같은 우측 통행 국가지만, 신호등 위치나 표지판이 달라 감각적으 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다.강사님은 내 시선을 먼저 고정했다.왼쪽 백미 러 기준점 익히세요.시야 확보를 눈이 아니라 습관으로 만드세요.나는 연신 거울을 보며 핸들 감각을 익혔다.그 날의 핵심은 차를 안에서 제어하는 법 .도로에 나가기 전, 차량의 움직임을 내 손끝, 발끝, 시선으로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2일차 고속도로 주행, 내 속도의 한계 시험이날은 본격적인 도로 진입일이었다.평일 낮 11시, 차량이 적은 시간대를 골라서울 외곽 순환도로 코스를 반복 주행했다.고속도 로는 빠르게 가는 길이 아니라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구간이라는 걸 배웠다. 차선 변경, 합류 지점, 감속 구간, 모든 게 순식간에 다가왔다.강사님은 내게 속도보다예측력과 여유 있는 판단 의 중요성을 가르쳤다.렌터카 여행은 속도가 아니라 안정입니다.급가속 대신 일정 속도 유지.브레이크보단 가속 페달 컨트롤이 중요해요.그날 내 손과 발은 긴장으로 굳었지만,고속으로 달 리는 차 속에서도한 번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그리고 그게 자신감이 되었다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겠는데?처 음으로 그렇게 느꼈던 순간이었다. 3 일차 도심 주행과 외국식 구조 대응 훈련하와이의 도로는 한국과 비슷하면서 도 다르다.횡단보도 신호가 별도로 없 고,U턴 가능한 구간이 명확하며,신호 등이 상단이 아닌 좌우측에 있는 경우 도 많다.이날은 강사님이 일부러외국 도로 유사 조건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코스를 설계했다.서울 시내 중 신호 구간이 짧고, 복잡한 교차로가 많은 구역에서연속적인 판단 훈련이 이어졌다 .비보호 좌회전 시 판단 기준STOP 간판 대응주정차 후 재출발 시 차선 진입 타이밍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GPS 의존 없이 운전하는 연습이 었다.해외에선 종종 GPS 오류 납니 다.표지판, 도로 번호, 도심 구조 기억해야 합니다.강사님은 방향 감각을 키우는 법을 반복적으로 훈련시켰고, 나는 주행 중 눈으로 도로를 인식하는 법을 체득해나갔다. 4일차 혼자서 떠나는 해외 여행 루트 예행연습마지막 날은 시뮬레이션 기반 종합 루트 훈 련이었다.하와이 마우이섬 루트와 비슷 하게 짜봤어요.강사님은 웃으며 지도 한 장을 꺼냈다.출발 커브 많은 도 로 중간 마트 들름 해변 정차 다시 숙소 복귀이 루트를 3시간에 걸 쳐 혼자서 몰았다.주차, 좌회전, 일 시정지, 후진주차까지실전처럼 행동했고 ,강사님은 동승했지만 단 한 번도 개 입하지 않았다.마지막 정차 후, 차에 서 내리는데햇빛이 따사롭게 느껴졌다. 하와이 해변을 상상하며 주차장을 걸었 고,나는 그날나 자신에게 면허를 다시 부여했다. 여행을 위해 배운 운전, 그 운전이 나를 바꿨다지금 나는 하 와이에서 렌터카를 몰고 있다.출국 3 일째.이미 3개 도시를 돌았고,하루에 두세 번씩 주차를 반복하며도로 위를 달린다.운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 다.단지 그 전에 충분히 훈련받은 나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장롱면허운전 연수는단지 핸들을 잡는 법만 알려준 게 아니다.그건 해외에서의 나를 지켜 주는 기술이었고,자유여행이라는 이름에 진짜 자유를 부여해준 시간이었다.다시 한국에 돌아가면나는 더 이상 장롱면 허가 아니다.그리고 그 변화는운전 기 술이 아니라,나를 신뢰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