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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한 인권유린 '선감학원' 사건, 대책 마련해야 할 경기도는 뒷짐만...
경기 / 사회 홍성민 (hsm@ifm.kr) 작성일 : 2017-06-29, 수정일 : 2017-06-30
[ 경인방송 = 홍성민 기자 ]
  • "선감학원 사건은 정부가 주도한 참혹한 인권 유린"
  • "인근 야산에서 수백구의 어린이 유골 발견"
  • "대책엔 뒷짐 진 경기도...도에 탄원서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형식적 공문뿐"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문현아의 카페인/시사오락관> FM90.7(17년 6월 29일, 14:30~15:30)

■진행 : 문현아 아나운서

■인터뷰 : 경기도의회 정대운(더불어민주당·광명2) 의원, 김영배 선감도 생존자회 총무

카페인 이미지

□ 문현아 > 오늘 함께 해 주실 분, 현재 '정대운 경기도의회 도의원', '김영배 선감도 생존자회 총무' 두 분 모셨습니다. 우선 간단히 말씀 드리면 지난해, 선감도의 현장에서 어린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제를 시작으로 선감도 사건의 진상조사와 피해 지원 활동이 본격화됐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 지원 및 위령사업위원회'를 열고 선감학원 피해원생들의 유골수습과 위령탑 건립 등 피해 지원을 논의할 위원 15명을 위촉하고 정대운 경기도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는데요. 경기도의회 역시 이와 별도로 '경기도의회 선감학원 진상 조사 및 지원대책 마련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도 나서기로 했습니다.
앞서도 잠깐 말씀드리긴 했는데요. 우선 이 '선감도'...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하고 있잖아요. 이 선감도에서 일어났던 비극이 언론에 알려지고 이에 대한 진상조사와 피해지원이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게 어떤 일이고...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나요?

▶ 정대운 > 제가 2015년도 경기도의회 예결위원장을 맡으면서 사건을 접했는데요. 그 때 본격적으로 생존자분들을 만나면서 도민에게 알리는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문현아 > 그렇다면 선감도에 설치된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심각한 인권유린,어떤 일이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정대운 > 일제강점기인 1942~1945년 '부랑아 교화'를 명분으로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 운영된 선감학원은 8~18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강제로 입소시켜서 노역과 폭행, 학대와 고문 등 인권유린을 자행한 수용소입니다. 해방 뒤인 1946년 경기도로 관할권이 이관돼서, 1982년 시설이 폐쇄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인권을 유린한 사실이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 문현아 >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나요?

▷ 김영배 >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던 아이들이 강제 입소당했습니다.잡혀가는 과정도 잔인했습니다. 이유없이 입소당했습니다. 그 당시 공무원에게 할당이 있었나봐요. 그걸 채우기 위해 무작위로 잡아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8세 때 들어갔습니다. 62년도에 들어가서 68년도에 나왔는데...의식주를 떠나서 저녁이면 아이들이 삼청 교육대처럼 학대를 받았습니다.

▶ 정대운 > 제가 피해 증언을 들었는데요. 사실 말 할 수 없는 성추행도 있고, 곡괭이로 구타를 당하고 몇 시간동안 벌을 받고..

□ 문현아 > 선감학원에서 나와서도 힘들게 지내지신 않나요?

▷ 김영배 > 선감도 생존자들은 제대로 배우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선감도에 있던 시간 때문에 가족과 단절됐고 사회 적응도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생존자 일부는 생활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래서 도에 이를 건의도 해봤지만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고요. 어려서 못배우고 사회나와서 학연지연이 없다보니까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많습니다.

□ 문현아 > 지난해 '선감도의 비극'을 제대로 조사하고, 피해 지원을 본격화 하면서 선감학원 피해원생들의 유골 수습과 위령탑 건립 등 선감학원 사건 피해 지원을 논의할 위원 15명이 위촉됐는데...그 가운데 의원님께서 위원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위원회에서는 지금까지 피해자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진행했나요?

▶ 정대운 > 제가 경기도의회 예결위원장을 맡을 당시 이 사건을 알게 되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생존자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원 조례를 만들려고 했는데....선감학원은 특별법이 없어서 그럴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선감학원 인근 야산에 수백 구의 아이들이 묻혀있는 것을 보면서 제가 할 일은 일차적으로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 35년만인 지난해 첫 위령제를 공식적으로 지냈습니다. 올해에는 지난 27일 두번째 위령제도 지냈습니다.

□ 문현아 > 당시 선감도에서 학대 등을 못견디고 탈출하려는 시도도 많이 있지 않았나요?

▷ 김영배 > 선감원생이 그렇게 체력적으로 좋지 못했어요. 그리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바다까지 가려면 발 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을 지나야 해요. 바다에 들어가도 150미터 이상은 쓸려내려가요. 물발이 세서...탈출하다 사망자가 생기기도 하고.  탈출에 성공해도 주민들이 신고해서 다시 잡혀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탈출해서 주민들한테 머슴 사는 사례도 있었고....

□ 문현아 > 지난해 첫 위령제가 열렸는데, 행사는 어떻게 진행이 됐나요?

▶ 정대운 > 경기문화재단에서 예산을 지원해 200여 명이 참여해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 김영배 > 위령제를 지내 다행스럽게 생각하구요. 그 시절에 아픔이 남았지만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힘들지만 참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문현아 > 연구용역이 세워진다고 하던데요. 그렇다면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 건가요?

▶ 정대운 > 유골 발굴 방식과 감시, 보존, 추모 공원 조성, 희생자 보상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연구 용역 진행 과정을 고백하자면 경기도의 협조가 많이 부족합니다.    

□ 문현아 > 경기도에서 선감 학원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정부 차원의 대책도 부족한 것 같은데요.

▶ 정대운 > 생존자분들이 여러가지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데 도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합니다. 생존자들의 최소한의 피해 지원을 해야 합니다.

▷ 김영배 > 경기도에서 저희에게 해준 것은 사실 없습니다.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것도 없었고요. 일의 순서가 준비된게 없습니다. 과거 도지사님께 탄원서를 3~4번 전달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공문적인 얘기만 돌아왔지...선감도에 대한 아픔에 대해 책임있게 논해 본적이 없어 아쉽습니다.

□ 문현아 > 사망자 관련해서 기록이 남아있는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 정대운 > 사망 관련 서류는 영구 보존이라서 경기도 기록 보관서에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방문해 기록을 찾고 싶습니다. 긍정적인 것은 1964년도에 11대 도지사인 박태원 전 지사가 헬기를 타고 선감도를 방문한 사진을 최근 발견했습니다. 기록문 보관서에서요. 추가적인 자료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문현아 >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씀 좀 해주세요.

▷ 김영배 > 생존자들이 대부분 60세가 넘었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요. 나라에서 하는 일은 더디고 사람의 생명을 짧고 안타깝습니다.

▶ 정대운 > 일단 1천300만 도민께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요. 경기도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가져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랍니다.



홍성민 hsm@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