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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교시 수업 폐지해 학생들의 개성과 잠재력 키워야"...이재정 교육감
경기 / 사회 홍성민 (hsm@ifm.kr) 작성일 : 2017-09-13, 수정일 : 2017-09-13
[ 경인방송 = 홍성민 기자 ]
  • "7교시 수업은 토요일 수업 평일로 넘어와 생긴 과도한 교육... 반드시 없어져야"
  • "혁신교육은 경기교육의 대표 브랜드, 지자체 단위로 교육의 색 입히는 혁신지구 만들 것"
  • "청바지 고집하는 것은 학생 눈높이 맞추기 위해"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문현아의 카페인/맨투맨> FM90.7(17년 9월 13일, 14:30~15:30)

■진행 : 문현아 아나운서

■인터뷰 :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보이는 우리말한자' 저자 장의균 선생님(전화연결) 

□ 문현아 > 오늘은 경기도의 교육을 책임지고 계신 분입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 이재정 > 인생에 남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 있습니다. 1962년 그때는 학교를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을 모아 무상으로 중학교 과정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무상 중학 교육을 한 셈이지요. 그때 만났던 학생들 모습을 지금까지도 기억합니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꿈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제 인생에 큰 하나의 길처럼 마음에 새겨져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 문현아 > 청바지를 즐겨 입으시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이재정 > 학생들 눈높이로 내려가 보자. 교육감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친구,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 청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 문현아 > 가정에서는 어떤 모습인가요.

▷ 이재정 > 밥도 잘하고 설거지도 잘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10년 전에 돌아가셨고, 선친께서도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에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저희 집에서 막내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처가를 보면 딸만 4명이라서, 장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일생을 교사로 사신 분입니다. 그런데 사위가 교육감이다보니 느낌 자체가 좋은 신거죠. 편하시고.

□ 문현아 > 손주 보시는 것도 행복일텐데요.

▷ 이재정 > 손자가 작년에 영화초등학교에 입학할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현재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고요.

□ 문현아 > 교육감님, 학생들에게 평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주 강조하시는데요. 그렇다면 교육감님은 요즘 어떤 책에 관심이 많으실까요.

▷ 이재정 > 저는 끌리는 데로 읽습니다. 특별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모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남종현 박사가 쓴 발명 관련 책이 최근에는 참 좋더라고요.

□ 문현아 > 올해로 경기도교육감을 맡으신지 3년이 넘었는데요. 소회가 어떠신가요.

▷ 이재정 >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근데 한마디로 보람있었던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가끔 학교 가기 싫잖아요. 그 아이들을 어떻게 공부를 하고 싶도록 만들까.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지난 3년 동안 저의 숙제였습니다.  

□ 문현아 >  3년이란 시간을 스스로 평가했을 때,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도 있으실 테고,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도 있으실 텐데요. 어떤 점들은 잘 됐고, 어떤 점들이 힘드셨을까요.

▷ 이재정 > 제일 잘 된 것은 경기도에서 처음 운동을 벌인 2000년도에 남한산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혁신교육. 그래서 혁신학교가 2009년부터 시작해 지금은 460개 학교가 혁신학교입니다. 1천800여 개 학교는 혁신공감학교로 운영됩니다. 혁신학교가 좋은 점은 학생들이 행복해합니다. 수업 방식을 바꾸고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면서 가능했습니다.

□ 문현아 > 최근 '야자폐지', '9시 등교', '상벌점제폐지', '7교시 폐지' 등을 추진하고 계신데. 정책에 담긴 철학과 신념은. 

▷ 이재정 > 이 같은 정책은 학생들이 요청한 겁니다. 7교시의 경우 토요일을 공휴일로 하면서 토요일 수업이 평일로 이동하면서 7교시가 생겨습니다. 이것은 없어져야 합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여지를 제공하자는 것이 제가 가진 생각입니다. 

□ 문현아 > 경기도교육청은 혁신교육, 혁신교육지구 사업 등을 통해서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 이재정 > 혁신교육은 경기교육의 브랜드입니다. 지난 봄에 미국 교육학회에서도 경기도 혁신교육에 대해 보고한 바도 있었는데요. 저는 이것을 넘어 혁신지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시를 통으로 묶어서 한 시의 교육의 특징과 색을 어떻게 만들가. 예를 들어 '수원에 가면 나는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이런 방식입니다.

□ 문현아 > 최근에는 또, '경기꿈의대학'이 개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경기꿈의대학'... 이게 어떤 거고, 또 어떤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가요.

▷ 이재정 > 학교는 하나의 틀이 있잖아요.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있는게 한계가 있는거죠. 그래서 학교가 줄 수 없는 것을 마을이나 밖에서 어떻게 줄 수 없을까 생각해서 꿈의 대학을 추진한거죠.
꿈의 대학은 88개 대학과 계약을 체결해 각 대학의 강사진이 나와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시간입니다.

□ 문현아 > 경기도교육청은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청소년 방송국 '미디어 경청'과 몽실학교가 그 예인데요. 이건 또 어떤 사업들일까요.

▷ 이재정 > 의정부에 있는 몽실학교는 운영 주체가 학생인데요. 학생 동아리 2~300개가 공동으로 활동하고 운영도 학생이 합니다. 방송국도 만들어 학생기자가 3천명 가까이 됩니다. 몽실학교는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견학도 자주 옵니다.
 

☞ <WHO?,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참여정부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주관한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재정 교육감만의 숨은 교육이력을 덮고 있었는데...
1962년, 경기고를 졸업한 후 진천으로 귀향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무상으로 중등교육과정인 신명학원을 설립해 3년간운영한 이력...
또 젊은 시절부터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그의 남다른 소신을 펼쳐나간 사실은 그가 교육감이 되기까지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해준다.
이런 일화가 있다.
그가 성공회 대학교 총장이던 시절, 대학교에 응시하려면 시험 비용을 내야하는데, 이재정 교육감이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공회대의 입시 경쟁률이 높아 전형료로 들어온 수입 금액이 남았던 적이 있었다.
대개 이런 수익은 학교 고위 관계자들이 나눠 갖거나 입학 관련 부처에서 보너스로 처리하기 마련인데, 당시 이재정 총장은 이 수익금을 총장부터 대학교수, 교직원, 청소부 아주머니에게까지 차별 없이 똑같이 지급했다고 한다. 이 보너스에 감동받은 청소부 아주머니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성공회대 강의실과 복도는 그 어느 학교보다 깨끗했다는 일화는 이재정 교육감의 인간성과 교육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홍성민 hsm@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