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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먹어치우며 이동하는 ‘견인 도시, 모털 엔진’
김성민 (icarus@ifm.kr) 작성일 : 2018-11-29, 수정일 : 2018-11-29
[ 경인방송 = 김성민 PD ]

이 책은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이 제작과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모털 엔진>의 원작 SF 소설이다. 영국 작가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4부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다.


핵전쟁으로 추정되는 ‘60분 전쟁’으로 종말을 맞은 지구의 생존자들은 ‘도시진화론’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견인 도시’를 만든다. 견인 도시는 거대한 모터와 바퀴에 의지해 움직이는 도시로 큰 도시가 작은 도시를 잡아먹으며 생존하는 시스템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지구가 안정화 됐지만 ‘견인 도시주의자’들은 여전히 도시진화론을 맹신하며 이동을 멈추지 않는다. 이에 맞서 ‘반 견인 도시주의자’들은 연맹을 만들어 대항한다.


작품은 견인 도시 런던이 주무대다. 철저한 계급 사회가 된 런던에서 열다섯 살 고아 소년이자 ‘모털 엔진’의 주인공 톰 내츠워디는 ‘메두사’라는 비밀에 쌓인 물건을 둘러싼 음모에 휩쌓인다.


톰은 일그러진 소녀 헤스터 쇼와 함께 런던 밖으로 떨어지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 맞선다. 이후 메두사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면서 주인공들은 파국을 향해 다가간다.


<모털 엔진>은 이처럼 견인 도시라 불리는 도시들 간의 먹고 먹히는 전쟁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 복수, 성장을 다루고 있다.


끊임 없이 달리고 작은 도시를 먹어치우며 에너지를 소비하는 견인 도시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현대 자본주의와 환경파괴를 연상시킨다.


필립 리브는 “견인 도시와 도시진화론은 도시의 급격한 발전과 땅값 상승 등으로 도시 주변이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스프롤 현상’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은 바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순간적으로 떠오른 즉흥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 436쪽. 1만4천원.




김성민 icarus@i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