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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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8-04-12
1월 7일 44회
신현봉 시인의 시, <희망을 위하여>
끝이 있다 모든 일에
살아있는 모든 것에
어떤 웃음 어떤 눈물에도
그 끝이 아득히 멀리에 있어도
끝이라곤 없을 것만 같아도
끝은 찾아온다
희망이 아주 없다고 생각 될 땐
끝이 있어서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고 믿기로 하자
그 끝이 얼마나 정직한가를
끝까지 지켜보기로 하자
1월 14일 45회
헤르만 헤세의 <잠언록> 중 일부
행복은 ‘어떻게’이지 ‘무엇’이 아니다.
능력이지 목적은 아니다.
행복이란 사랑이며, 그 외의 무엇도 아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중략)...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내면,,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이 울려퍼지는,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다.
1월 21일 46회
박노해 시인의 시,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1월 28일 47회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잘랄앗딘 알 루미의 시, <손님>
사람이라는 존재는 여인숙이라서,
아침마다 새 손님이 당도한다.
한번은 기쁨, 한번은 좌절, 한번은 야비함.
거기에 약간의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이하여 즐거이 모셔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가구 하나 남김없이 휩쓸어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분 한분을 정성껏 모셔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이해 안으로 모셔라.
그 누가 찾아오든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기 위해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이니.